해당 요리는 한식에서도 애매한 위치에 있습니다. 본래 만들어진 취지가, 명절에 만든 전을 버리기 아까워서 찌개로 만들어 넣어 먹던 게 유래인데, 누가 먼저라고 집을 수 있는 정통 레시피가 존재하는 것도 아니고 전 자체가 만든 사람마다 간이 제각각이며 소, 돼지, 어패류를 한데 모은 육해공 잡탕찌개다 보니 맛의 밸런스도 맞추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본 메뉴는 집집마다 호불호가 있을 것이며, 저 또한 개인적으로 선호하는 요리는 아니라는 점을 말씀드립니다.
우리 가족 중 누군가가 명절에 만든 전을 다른 가족들이 함께 먹지 않으면 버려야 합니다. 애써 만드신 분들에게 정말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래서, 본 레시피는 가급적이면 어떤 전을 넣으셔도 드시는 분들이 평균적으로 호불호 없는 맛을 끌어낼 수 있는 방향으로 고심해 본 것입니다. 맛은 매운탕과 감자탕 레시피의 중간쯤에 위치하는 양념을 사용하니 드셔보시면 칼칼하고 시원한 게 어디서 드셔본 맛일 겁니다.
[재료]
쌀뜨물(물로 대체가능), 무(필수), 대파, 청양고추, 전 종류 아무거나, 깻잎(필수),
고추장, 고춧가루, 설탕, 멸치액젓, 국간장, 다진 마늘, 후추, 양파/마늘가루(옵션), 새우젓(옵션, 없으시면 소금으로 대체 가능), 치킨스톡, 다시다, 미림
[레시피 - 육수 기준으로 2~3인분]
1. 먼저 양념을 만듭니다. 그릇에 고추장 1T, 고추가루 2T, 설탕 1T, 멸치액젓 1T, 국간장 2T, 다진마늘 1T, 미림 1T, 양파/마늘 가루 각 1T(없으면 생략 가능), 치킨스톡 1T, 다시다 1/2T, 후추 조금 넣고 쌀뜰물을 조금씩 부어 저어주며 되직한 양념장으로 만들어줍니다.
* 이 레시피는 고추장찌개가 아니기에, 고춧가루 2T 이상 넣어주셔야 합니다. 치킨스톡이 없으신 분들은 다시다 1/2T를 1T로 대체해 주세요.
2. 무는 나박 썰기 합니다. 양파는 채 썰어주시고, 파는 2대를 사용하여 1대는 미리 육수를 끓이며 국물을 낼 용도이고, 나머지 1대는 마지막 식감용으로 어슷썰기 해줍니다. 청양고추도 썰어주시고, 깻잎은 4토막 세로방향으로 나눠 썰어주세요.
3. 냄비에 무랑 어슷 썬 파를 먼저 넣어주고 쌀뜰물을 부어줍니다. 강불로 조절하셔서 끓입니다.
* 저는 쌀뜨물 500ml 넣고 나머지 200ml 정도의 물을 추가로 넣어주었습니다. 처음은 간을 살짝 짜게 한다는 느낌으로 물을 자박하게 부어주시고, 다 만드신 후 물로 간을 조절하셔도 좋습니다. 쌀뜨물은 필수는 아니지만 넣으시면 분명히 맛이 더 좋아집니다.
4. 3의 육수가 끓기 시작하자마자 양파와 전, 고추 등을 넣어줍니다. 다시 끓어오르면 동시에 전에서 나오는 기름거품이 떠오를 텐데, 이걸 모두 국자로 걷어줍니다.
* 평소 전 찌개를 헤비 하다고 느끼시는 분들은 반드시 이 작업을 해주셔야 합니다.
5. 4에서 거품을 모두 걷어내면 1의 준비한 양념을 풀어주시고 중불로 줄여주세요. 여기서부터 2분 정도 끓이시고 맛을 봐가며 부족한 간은 새우젓(없으면 소금도 가능)으로 조절해 주세요. 너무 짜시면 물을 살짝 부어주세요.
6. 마무리로 준비한 깻잎과 나머지 파를 넣어주시고 한소끔 끓여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