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도 운동과 같다, 시작이 반이다.
요리를 취미로 한지 계산해보니 만 횟수로 4년 가까이 됐습니다. 본래 직업은 아니고 저도 인터넷으로 요리를 배운 똥손입니다. 칼질도 쉐프는 둘째치고 가정집에서 익숙한 주부님들 손놀림보다 못합니다. 그만큼 검색으로 인한 잡학지식 + 무작정 레시피 따라하기 + 계량스푼 같은 조리기구 등을 적극 활용하면서 부족한 부분을 메꾸려고 하고, 이것저것 끌리는데로 가리지 않고 만들다보니 원재료 각자의 역활이나 시너지를 조금씩 체감하고 있습니다. 이 부분을 극한으로 깨우친 사람은 어남선생으로 잘 알려진 류수영이 대표적이라 생각합니다. 제 롤모델중 한분입니다.
요리를 처음 시작하려는 분들이 가장 두려워하는건 크게 4가지가 있습니다.
1) 배달음식/밀키트 대비 초반 들어가는 고가비용들. (예 : 향신료, 필요이상에 남는 식재료)
2) 뭘 먼저 만들어야 될지 모르는 막연함.
3) 내가 만든 음식에 타인의 평가에 대한 두려움.
4) 귀찮음.
1)의 경우는 단기적으로 보면 배달음식/밀키트가 더 쌉니다. 장기적으로 봤을 때는 기초적인 식재료를 구비해서 요리하는게 더 낫습니다. 특히, 가정집이 3식구 이상인 경우 이 시너지가 커집니다. 요리를 하기전에 향신료와 같은 부가적인 재료들을 모두 구입하자라고 생각하시는 분들 제외하면, 하시려는 요리마다 1-2개씩 구입해가면서 천천히 진행하시는게 부담감도 덜하고 즐거움도 커지실 겁니다.
2)는 당연합니다. 개인적으로 추천드리는 초심자 코스는 우선 파스타와 같은 양식을 먼저 만들어보시는겁니다. 사람들이 한국인이다보니 한식이 더 쉽지 않냐고 생각하실 수도 있는데, 한식이 오히려 간을 중요시해서 미묘한 맛을 맞추기가 어렵습니다. 그나마 쉬운건 김치볶음밥 정도겠네요. 파스타는 양이나 간 조절에 실패해도 부가적인 면육수나 기타 식재료가 커버해줄 정도로 평균적인 맛의 범위는 보장합니다. 특히, 요즘에는 마트에서 소스도 잘 나와서 기본 공산품 소스를 사셔도 충분할정도입니다. 이와 관련해 자세한건 나중에 다루겠습니다.
3)은 열심히 만든 음식을 비하하는 케이스는 거의 없다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부족한 부분을 짚어주는건 경청해야 하며, 더 맛있는 요리를 만들게되는 목표가 되기도 합니다. 먼저 가족에게 도전해보세요.
4) 귀찮은건 정말 힘든 부분이기도 하고 가장 보편적인 문제이기도 하죠. 우선 파랑 계란, 치즈, 그리고 신라면을 준비하십시오. 라면을 물에 맞춰 끓이시고 다 끓인다음 파를 썰어넣고 계란과 치즈를 넣으세요. 지금, 저는 레시피 하나 알려드렸습니다. 하지만, 다 아시는 내용일 겁니다. 아이러니 하게도, 여러분들이 아는 이 레시피는 "신계치 라면"이라고 특허까지 받은 요리입니다. 라면도 요리에 속하며, 물 용량 맞추는것 부터 시작입니다. 따라서, 여러분들은 이미 이전에 이러한 귀찮음을 견디시고 요리를 하고 계셨던 겁니다.

지갑을 분실할때 안에 있던 100개가 넘는 음식점 리스트도 없어져버렸었다. 두고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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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다싶이, 우리 아파트가 항아리 상권입니다. 배달음식으로는 한계가 있으며, 반면에 주변 상권은 직접 해먹어도 문제가 안될정도로 많은 상품들이 준비되어 있더군요. 밀키트를 조금 더 자신의 스타일대로 가공도 할 수 있게 많이 비치되어 있고, 원재료를 사서 간단한 것에서 부터 조금 더 복잡한 방법으로도 충분히 요리가 가능합니다. 중요한 건, 요리를 해야 하는 이유를 스스로 찾아야 하고 이를 배울 의지가 있어야 하는데, 인터넷이 발달하면서 유튜브나 웹사이트에 레시피가 널려있어도 시작할 용기가 나지 않는게 문제입니다. 이런분들은, 우선 원팬요리보다 반찬을 일주일에 한통씩이라도 만들어보는 걸 추천드립니다. 그나마 부담이 덜 할 것이고, 시작하시는데 도움이 되실거라 생각합니다.
제가 요리 관련해서 쓰는글들이 많은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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